“살림은 내가 할 테니 너는 당구를 배워보는 게 어때?” 곧은 자세, 빛나는 집중력. 큐대를 잡은 피아비 씨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한 건 남편 김만식 씨였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남편을 따라 당구장에 갑니다. 그곳에서 처음 큐대를 잡은 순간, ‘좋아하는 동시에 잘하는 일’을 찾게 됩니다. 남편의 외조와 함께 3만 원짜리 큐대로 매일 12시간이 넘는 연습을 시작한 그녀는 입문한 지 불과 5년 만인 2016년, 프로로 데뷔해 각종 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름 앞에 흔히 ‘당구 여제’라는 수식어가 붙는답니다.
최근 그녀는 지금껏 모아온 상금과 후원금으로 학교 부지 3천 평을 샀습니다. ‘고향인 캄보디아에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겠다’는 소망에 한 발짝 다가선 것입니다. 피아비 씨의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해 연맹이 없던 캄보디아에 캄보디아당구연맹이 창설됐고, 당찬 그녀를 따라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이 하나둘 늘어갑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선한 영향력은 늘 그 바탕에 캄보디아를 향한 애정과 한국에 대한 감사를 품고 있습니다. 모국과 새로운 터전 사이에서 균형을 이뤄 살아가는 피아비 씨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서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