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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속의 세계] 마야 문명의 신비를 소개하는 중남미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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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속의 세계] 마야 문명의 신비를 소개하는 중남미문화원

한국에서 ‘지구의 반대편’은 정확히 남아메리카의 우루과이 부근을 가리킵니다. 중남미는 한국에서 가장 먼 곳이며 문화적 거리도 가깝지만은 않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중남미문화원은 한국 국민에게는 낯설기 때문에 신비롭기도 한 중남미의 문화를 좀더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곳입니다. 중남미 지역에서 30여 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한 이복형 전 주멕시코대사가 직접 수집한 유물과 미술품을 소개할 목적으로 1994년에 설립했으며, 아시아 최대 규모로 운영되는 중남미 테마 문화공원입니다.


중남미문화원 박물관 / 사진 제공. 중남미문화원


중남미문화원의 박물관, 미술관, 종교전시관은 중남미 고대 문명의 자취부터 현재의 생활과 예술까지 다채롭게 보여줍니다. 고대의 토기와 농경 도구, 멕시코 원주민을 상징하는 가면, 중남미의 개성이 담긴 가구, 악기, 미술 작품 등을 모두 살피려면 하루도 짧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할 수 없을 때에도 중남미문화원의 야외 조각공원은 둘러볼 수 있습니다. 푸른 수목과 중남미 16개국 작가들의 조각 작품이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습니다.


연못 속의 조각상, 항아리들을 부조처럼 장식한 조형물, 특색 있는 조각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공원의 가장 안쪽에 자리잡은 거대한 벽에 다다릅니다. 길이 23미터, 높이 5미터의 도자벽화인 마야벽화는 멀리서 보면 장대한 규모가, 가까이에서 보면 섬세한 문양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태양신을 비롯한 고대의 신과 신화 속 동물들, 아즈텍의 피라미드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마야의 상형문자를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색다릅니다.


중남미문화원 마야벽화 / 사진 제공. 중남미문화원


긴 식민통치와 독재를 겪고 혁명을 이뤄낸 멕시코는 마야 문명과 아즈텍 문명을 찬란하게 꽃피웠던 원주민 문화를 중심으로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인디헤니스모(Indigenismo)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미술에서는 멕시코 벽화운동으로 발전해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는데 중남미문화원의 벽화도 마야 문명과 아즈텍 문명의 각종 상징으로 가득합니다. 그 문양과 구조는 먼 나라에서 온 것일지라도, 비슷한 근현대사를 거쳐온 한국 속에서 사회 통합을 기원하는 벽화의 정신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존재합니다.


글 김문영
그림 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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