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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독 포럼을 마치고

지난 2002년 6월 독일연방공화국 Johannes Rau 대통령과 대한민국 이한동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창립되었던 ‘한·독 포럼’이 2003년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베를린에서 정기 연례회의를 개최하였다. (사)한독협회와 (사)독일 태평양 실무협회가 주관하는 ‘한·독 포럼’은 매년 양국간에 순차적으로 교환 개최하기로 한 바 있는데, 금년에는 고병익 전 서울대 총장과 ‘Die Zeit’지의 Theo Sommer 대기자를 양국 위원장으로 하여 정치·경제·학술·문화 및 교육 분야를 대표하는 49명(한국 측 23명, 독일 측 29명)의 인사들이 참석하였다.

분단 국가에서의 긴장완화 정책 논의
재단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2회 한·독 포럼을 지원하였다.정치 분야에서는 먼저 2002년 9월과 12월에 각각 실시된 독일 총선과 한국의 대선 이후 양국의 국내 상황 및 2001년 9.11 테러와 이라크전쟁 이후 전개되고 있는 국제정세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는데, 특히 국제테러를 응징하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제지하자는 데 동감하였다. 또한 분단 국가에서의 긴장완화 정책에 관한 논의에서 독일 측은 한국의 긴장완화 추진 정책에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였으며,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 계획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긴장완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였다.

정치 분야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유럽연합이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과 접촉하여 과거 유럽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독일 정부가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는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장래의 남북통일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간 교역과 경제협력 방안 제시
독일은 유럽 국가 중에서 한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유럽 내에서 두 번째 대한(對韓)투자국이다. 이에 독일 측은 외국 투자가들을 위한 경제특구가 단계적으로 한국 투자가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두 나라 경제 대표자들은 양국의 국제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과 노동조합의 폐쇄적 성향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였으며, 한국이 이웃 저임금 국가들과 비교하여 우수한 품질의 생산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독 양국의 기술협력 및 교류를 강화할 것을 권고하였다. 아울러 현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 상황과 관련하여 현실적인 해결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독일 환경기술 노하우 활용 권고
환경 영역에서는 환경보호와 환경기술 분야 중에서 특히 생태학적 기술혁신 영역에 중심을 두고 자동차산업, 재생 가능한 에너지·화학·토양보전 등에서 양국의 많은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외에 동북아시아 지역의 산성비, 중국에서 발생하는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는 황사 현상 등 외교적 분쟁의 소지가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언급되었으며, 한국에서 환경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환경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독일산업의 노하우를 이용할 것을 권고하였다.

실질적인 문화·교육 교류 방안 협의
한·독 관계의 친화적인 측면에서 양국 학자·대학생들 간의 잠재적인 교류 가능성과 그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특히 이러한 교류는 독일에서 한국으로 오는 방향에서 더욱 절실히 요구되었다. 또한 양국 청소년들의 공적, 사적 교류를 장려하고 까다로운 독일 대학의 입학 허가 조건을 개선하여 문호를 개방하며, 현재 3개에 불과한 도시간 또는 지역간 자매결연을 확장하는 방안도 제시되었다. 아울러 한국이 주빈국가로 선정된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는 한국문학을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인 바, 그에 앞서 수준 높은 번역자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강력한 지원이 요청되었다. 이와 함께 포럼 참가자들은 북한의 개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독일문화원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문화원의 활동 확대 방안에 대하여 찬성하였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점점 증대되고 있는 양국간의 상호 이해와 밀접한 공동 협력 아래 개최된 ‘2003 한·독 포럼’을 계기로 앞으로 이 행사가 양국간의 우호 증진 및 심층적인 공동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