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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누빈 우리 공연예술의 자부심

올해는 한반도 정전 50주년이자 중립국감독위원회 대표단 파견 50주년이 되는 아주 특별한 해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정전 50주년을 기념하여 다채로운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고, 해외 주요 언론들도 북한 핵 문제와 정전협정 체결 50주년을 계기로 최근 한국전쟁을 재조명하는 기사들을 다루고 있다. 혹자는 이처럼 한국전쟁이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자체가 지금 한반도가 평화로 가는 고비에 서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며 폴란드·스웨덴·스위스·체크에서 공연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 여자아이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TV 광고가 있었다. 전쟁 속에서 울리는 혼(魂)의 선율은 군인들의 총도 내려놓게 한다는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이렇듯이 예술작품은 때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여 예민한 감정을 녹이고 풍요롭고 평화로운 느낌을 갖게 하는 안정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우리 재단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는 한국예술단의 해외 순회공연 사업이 올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공연예술, 즉 한국 무용공연에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이고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한 마음을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6월 9일부터 26일까지 18일간의 일정으로 재단은 서울시무용단을 파견하여 폴란드의 바르샤바와 스웨덴의 스톡홀름, 스위스의 베른과 제네바, 체크의 프라하 등 4개국 5개 도시에서 한국 무용공연을 개최하였다. 중립국감독위원회로서 판문점에 대표단을 파견했었거나 현재까지도 정전협정과 관련된 감시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국가들을 방문한 것이다 .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곡에 공연된 서울시무용단의 풍속도 중 마지막 장면(6월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Dansens Hus')이번 순회공연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무용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부채춤’·‘장구춤’·‘강강술래’ 등과 더불어 전통에 기반을 두고 새롭게 창작된 ‘봄봄’·‘비가’·‘만월’ 등과 같은 이홍이 단장의 창작 무용작품들이 포함되었다. 특히 서울시무용단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한국무용 공연에 화려한 의상과 경쾌하면서도 애잔한 창작국악을 접목시켜 흥과 멋의 조화를 이루어내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모든 객석을 채워버린 열렬한 반응
현지 관객들은 성심과 열의를 다해 공연한 서울시무용단에게 꽃다발과 함께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내주었다.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와 외교사절, 그리고 일반 관객들로 만원이 된 객석을 바라보고 있자니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폴란드에서는 3,000석이 넘는 공연장인데도 자리가 부족해 보조의자를 이용할 정도였으나 결국엔 되돌아간 관객들도 있어 2차 공연을 하지 못하는 것이 내심 안타까웠다. 또 스위스의 한 관객은 친구들이 공연을 못 본 게 안타깝다며 20~30명을 동반하고 방한할 테니 서울에서 똑같은 공연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공연단 측에 부탁하기도 했는데, 10~11월 중에 그의 바램이 성사될 것도 같다. 현지 반응이 이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대단한 공연을 해냈다는 자부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성공적인 공연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이루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숱한 해프닝들이 많았다. 공연 순서가 바뀌는 바람에 급행으로 프로그램을 다시 제작하여 공연 직전에 전달받기도 했고, 한 공연단원이 트렁크를 분실해 애를 태운은 일도 생겼다. 또, 다음 공연지로 이동해야 할 순간에 보관실 열쇠가 없어져서 공연장비를 꺼내지 못했던 사건, 무용공연에 필요한 기본 설비가 안 되어 있어 속태웠던 기억, 가는 곳마다 공연장비나 개인 트렁크가 제대로 도착하질 않아서 가슴 졸인 일, 한국으로 돌아올 때 공항에서 초과운임 문제로 실랑이하다가 비행기를 못 탈 뻔한 사건 등등...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의 공연사업을 보다 잘 진행할 수 있게 해주는 밑거름이 될 것임을 알고 있기에 '내년에는 또 어떤 내용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 공연예술의 감동을 전해 줄까' 하는 고민이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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