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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새마을 운동’과 말레이시아의 ‘펠다 운동’을 비교, 연구하고 싶어요”

“한국의 ‘새마을 운동’과 말레이시아의 ‘ 펠다 운동’을
비교, 연구하고 싶어요.”

- 누리아나 카마루딘 (KF 아세안 펠로) 인터뷰

비둘기 빛 히잡을 쓴 누리아나 카마루딘(30)씨의 얼굴은 밝았다. 말레이시아 말라야 대학의 아시아-유럽연구소 연구원이었던 그는 동남아 주요 대학의 한국학 교수요원들에 대한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장학지원 프로그램인 ‘KF 아세안 펠로십’ 에 선발돼 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에서 국제학 박사 과정을 밟게 되었다. 한국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그에게 한국 유학은 이번이 두 번째다. 개강 준비로 분주한 카마루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한국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2005년 이화여대에서 열린 국제 영어토론대회에 참석했다가 그곳 교수님의 추천을 받아 ‘이화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EGPP)’의 지원을 받게 됐어요. 덕분에 2006년 이화여대 국제학부에 등록했고,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과정까지 하게 됐구요.”

Q. 국제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토론대회를 준비하다 보니 자연히 국제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지정학적 위치나 근대사 경험 등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은 흥미로운 나라였어요. 이곳에서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Q. 유학 생활의 어려움은 없었는지?

“한국 대중 문화에 익숙했지만 한국어는 거의 몰랐어요. 쉽진 않았지만, 기숙사에서 한국 친구들과 지내고 영어 강의도 많아 견딜 수 있었어요. 주변에 유학생이나 외국생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많은 것도 도움이 됐어요.”

카마루딘은 학부시절 자신이 나이가 많은 편이라 영어동아리 친구들이 ‘왕언니’라 부르며 여러 가지로 배려해주었다며 웃었다. 그에 반해 석사과정에서는 친구들 중 절반이 외국인일 정도로 ‘세계화’된 환경이었다고 전했다.

Q.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대학생활을 비교하자면?

“그리 다르진 않아요.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 국가라 친구들끼리 모여도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차이겠네요.” 그런 연유로 카마루딘은 홍대 앞의 문화도 그다지 즐기지 못했다고 한다. 이슬람 율법 할랄(Halal)에 맞는 음식을 찾기가 힘든 점도 아쉬워했다.

Q. 박사 과정에선 어떤 분야에 초점을 맞춰 공부할 계획인지?

“한국의 새마을 운동과 말레이시아의 펠다 운동을 비교, 연구하고 싶어요. 두 운동 모두 근대화를 지향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아직 펠다 운동이 현재진행형이니 한국의 경험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거든요.”

카마루딘은 일본군 점령하의 말레이시아와 일제 식민지 치하의 한국, 한-말레이시아 양국의 경제발전 모델 등 넓은 관심사를 갖고 공부해왔다.

Q. 박사 학위를 마친 후 계획은?

“말라야 대학으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해요. 경제개발 연구는 선진국을 지향하는 말레이시아에서 중요한 주제거든요. 또, 새로운 세대를 키우는 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전에는 제게 아프리카가 어떤 나라냐고 진지하게 묻는 한국친구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젠 남대문 시장에 가면 말레이시아 어로 인사를 하는 상인도 있어요”라며 변화에 감탄했다.

제주도가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보다 아름답다는 그의 한국 사랑이 이어졌으면 싶었다. 아울러 그가 귀국 후 말레이시아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참모습을 알리며 양국 교류의 든든한 가교가 될 수 있기를 빌었다.

- 김성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