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제홍보·공공외교 전공 주임교수로 근무하고 계신데, 본인과 담당 전공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뉴스위크, AP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의 서울 특파원으로 25년간 기자 생활을 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대외이미지에 관심이 생겨 미디어를 통한 국가 홍보, 국가이미지 등 관련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7년 전부터는 학계에서 기업이나 정부가 외국 공중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숙명여대에 개설된 국제홍보·공공외교 전공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으로, 다국적 기업이나 공공기관, 대사관 등이 수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론적·실무적으로 다루는 과목들이 많습니다. 졸업생들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주로 진출해 기업이나 정부기관, 대사관 등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미디어에 표현되는 한국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요?
제가 외신기자로 일했던 1980~90년대 한국의 이미지는 굉장히 획일적이었습니다. 한국의 안보 상황, 경제 성장과 관련된 하드파워적인 요소가 부각됐으며 부정적인 이미지도 강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한국인들의 창의성, 한국문화의 다양성 등 소프트파워적인 요소들이 주목을 받으며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했고, 지역별로도 다양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 미디어는 한국의 소프트파워적인 면을 주목하지만, 유럽 미디어는 여전히 북한 관련 이슈와 경제 성장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외신기자로 일하며 느꼈던, 한국을 보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획일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에서 다양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변한 계기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당시 많은 외신 기자들이 월드컵을 취재하기 위해 특파원으로 왔는데, 돌아갈 때쯤에는 한국을 매력적인 나라로 생각하게 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미디어를 활용한 공공외교 사례 중 모범사례로 꼽힐 만한 것이 있는지요?
미디어 공공외교의 성공 사례로는 60~70년대 냉전 시기 미국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라디오 방송들이 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유와 평등을 꾸준히 전파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의 역동적이고 자유분방한 문화를 접한 동구권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유를 동경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 됐고, 냉전 체제 종식에 미국의 미디어 외교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최근의 사례로는 싱가포르의 ‘채널뉴스아시아’가 있습니다. 이 방송은 싱가포르 정부가 아시아의 CNN을 표방하며 1999년 개국한 후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 미디어로 자리잡았습니다. 싱가포르는 이 채널을 적극 활용해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알리고 각종 정책을 소개하며 국가이미지를 제고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디어 공공외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처럼 국제사회에서 제한적인 입지를 가진 중견국은 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이제는 뉴욕타임스, CNN 등 기존의 대형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수동적인 공공외교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한국의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능동적인 공공외교를 펼쳐야 합니다. 영상과 방송, 인터넷, 소셜미디어, 출판물 등 자국의 미디어를 전방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21세기형 공공외교입니다. 아울러 각종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 공공외교를 총괄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업무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KF가 일반 국민들에게 공공외교를 알리고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요?
국민들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려책과 관련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하며, 특히 주한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운영하면 좋겠습니다. 또, 그에 앞서 미디어 공공외교의 중요성과 수행 방법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미디어 공공외교 전반에 관한 관심과 지식을 키워야 합니다.
글 우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