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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시작한 중남미한국학

해외 한국학 시각에서 볼때, 중남미는 미국이나 일부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특정 국가를 중점으로 연구하는 지역학 전통이 약하고, 지리적으로 한국과 중남미는 멀리 떨어져있는데다가 서로를 이해하는 시각이 부정적이다 보니 중남미에서 연구대상으로서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았다. 그러나 중남미국가들이 과거 미국 및 유럽 지향 시각에서 탈피, 적극적인 해외 다변화 정책으로 아태지역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하고, 한국이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국제무대에 알려지면서 중남미지역에서도 한국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2003년도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에서 제1회 중남미한국학 학술대회가 개최되었고 금년 10월초에 이틀간의 일정으로 멕시코 Colegio de Mexico (편의상 COLMEX로 명기)에서 두번째 대회가 개최되었다.
제2회 대회가 개최된 COLMEX는 대학원과정으로 운영되는 연구중심의 고등학술기관으로서 산하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는 중남미지역에서 최고의 지역학연구로 명망있는 학교이다. 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한국학전담 교수직이 설치되었으며, 한국을 독립된 대상으로 연구하고 한국학이란 이름으로 석사학위를 수여하는 중남미지역의 최초이자 유일한 기관이다. 특히 올해가 한인 멕시코 이민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최근 우리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이 있던터라 금번 멕시코 COLMEX 회의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던 자리였다.

중남미 현지상황에 맞는 지원방안 만들어내야
COLMEX 회의에는 중남미 전역에서 5개국 18명의 학자가 참석, 2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논문주제면에서도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고, 참가국가면에서도 중남미외지역인 스페인과 중남미 유일의 포르투갈어권인 브라질에서도 참가함으로써, 언어권으로는 스페인어 및 포르투갈어권, 지역적으로는 스페인과 중남미가 망라되었다. 아르헨티나 대회에 참가했던 학자들의 말을 빌면, 첫회였던 아르헨티나대회가 아시아지역 연구자까지 망라하여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권장하고 한국학을 알리려는 차원에서 외형적으로 풍성했던 행사라면 금번 대회는 보다 한국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려는 학자 위주로 특히 향후 한국학을 이끌어갈 젊은층의 참여가 돋보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대외적인 홍보가 다소 미흡하여 일반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금번 COLMEX 회의는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면서 2007년도에 제3회 대회를 브라질 상파울루 카톨릭대학에서 개최키로 하고 학술대회 명칭을 스페인과 중남미를 망라하는 이베로아메리카(Iberomerica)학술대회로 규정하며 이베로아메리카한국학회 결성을 위한 논의도 향후에 주최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한국학에 관심있는 대학간에 상호 도서교류를 권장하고 온라인을 통한 상호 네트워킹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중남미에서 한국에 대한 연구는 이제 겨우 첫걸음을 내디디면서 조금씩 틀을 갖춰나가고 있다. 금번과 같은 학술대회가 거듭되면서 학자층도 넓어지고 연구내용도 보다 향상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아울러 그들이 보다 더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할 수 있도록 현지 상황에 맞는 지원방안을 만들어 내야하는 숙제가 우리에게 남아있다. 최근 중남미에서도 학생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한국으로도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스러워하는 어떤 학자의 사뭇 진지한 얼굴이 머릿속에 계속 여운으로 남는다.




10. 3~4 멕시코 Colegio de Mexico에서 개최된
제2회 중남미한국학 학술대회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