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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고 갑니다”

유럽연합(EU) 및 나토(NATO) 가입을 통한 세르비아 변혁을 위해 세르비아의 대외정책을 연구하는 비영리•비정부기관인 국제안보정세연구소(ISAC)의 밀란 파예비치 국제자문단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변화의 파도 속을 헤쳐나가고 있는 세르비아의 오늘을 들어보았다.

Q 한국과 세르비아는 ‘반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제관계 측면에서 큰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A 아주 의미심장하고도 중요한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나라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썩 유쾌하지 않은 ‘샌드위치’ 상황에 놓여 있죠. 한국에 오기 전에 많은 자료를 읽으며 한국에 대해 공부를 했는데요, 국제관계 면에서나 역사적인 측면에서나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논의하고 협력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Q 세르비아는 그동안 코소보 사태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세르비아의 어떤 모습을 전달하고 싶으셨는지요?
A 이번에 외교안보연구원과 연세대학교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주제는 ‘세르비아의 EU 가입’이었죠. 역시 많은 이들이 ‘세르비아의 EU • NATO 가입’,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통치’, ‘코소보 사태’에 대해 관심을 보이더군요. 사실 전 정부 대변인이 아닙니다. 세르비아의 ‘싱크 탱크(Think Tank)’에 소속되어 있는 한 개인으로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세르비아와 관련된 사건들에는 사실 너무나도 많은 배경이 깔려 있기 때문에 하루의 강연으로는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과거의 얘기보다는 세르비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재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또 변화해야만 하는 세르비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그렇다면 세르비아가 EU나 NATO에 가입하려는 것이 그 ‘미래’라고 볼 수 있습니까?
A 맞습니다. 우리가 EU에 동참해야 좀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에게는 밀로셰비치 대통령 통치로 인해 야기된 끔찍한 결과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들과 벌어진 틈을 하루빨리 메워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것은 우리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정치, 경제, 교육 그리고 환경적인 측면에서 다른 나라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세르비아의 여러 문제들은 정치적인 것과 민족적인 것이 뒤엉켜 있습니다. EU에 가입한다면 국경 문제가 사라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소수 인종에 대한 문제는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이전에 한 인터뷰에서 “세르비아는 이제 코소보 논란을 떠나 실질적인 생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아직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신 건지요?
A 물론입니다. 코소보는 1999년에 완전히 독립되었습니다. 우리와 코소보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이제 역사뿐입니다. 사실 우리가 코소보를 포기하지 못했던 것은 ‘역사적•영혼적인 뿌리’ 측면이었습니다. 실생활적인 측면에서는 완전히 독립했다고 봐야 합니다. 아직 제 의견은 소수의 의견에 불과합니다. 전 정부 고위층에서 하루 빨리 세르비아인들에게 우리가 처한 상황을 사실대로 알리고 코소보 문제를 손에서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에 연연하고 역사만을 붙잡고는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세르비아의 미래, 세르비아인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고민을 해야 합니다.

Q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국 방문은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A 모든 일에는 정말 적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근 몇 년 간은 정말 너무 바빠서 어딘가를 간다는 것은 꿈도 못 꿨었죠. 그런데 정말 올해는 거짓말처럼 시간이 나더군요. 한국의 발전 원동력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제가 알고 있던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시야와 지식을 더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여러 곳들 중 제주도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제주도만의 자율적인 분위기, 대인관계, 전통이 살아 있으면서도 생동감이 넘쳐 흐르던 그곳이야말로 바람직한 지역 발전의 샘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는 제주도와 같이 사회적으로 온화하고 평화로운 곳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세계 정책 연구가들이 제주도를 방문했으면 합니다.

Q 세르비아가 언제쯤 EU에 가입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A 한 2015년쯤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을 놓치는 세르비아를 보고 절망한 적도 많았고 화도 많이 났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전 그런 의미에서 한국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문화 등의 측면에서도 이슈가 있다면 언제든지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나누겠습니다. 저는 세르비아에서 한국으로 대표단을 파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세르비아에 투자할 수 있도록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합니다. 이렇게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기회가 된 한국 방문,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