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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 땅의 새로운 발견을 꿈꾸는 항공사진가 신병문

[인터뷰]이 땅의 새로운 발견을 꿈꾸는 항공사진가 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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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학에서 지리학을 공부하고 우리 땅 구석구석을 다니며 사진 작업을 해오다가, 최근에는 ‘하늘 에서 본 우리 땅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주제로 우리 땅 구석구석을 풀타임으로 촬영하고 있는 사진가입니다. 항공촬영이 주를 이루는 작업이라 날씨가 중요한데, 날씨만 허락한다면 매일매일 촬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길에서 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2. 사진 찍는 분들은 많지만 작가님처럼 패러글라이딩(모터패러)으로 비행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 분들은 흔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지리학을 공부하면서 우리 땅의 모습과 그것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삶의 장면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대학 1학년 때부터 전국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늘에서 보면 우리 땅을 구석구석 더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방법을 찾다가 이 방식을 알게 되었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개인 비행 장비를 타고 하늘에서 직접 촬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촬영 준비부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항공촬영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자연이 허락해야 합니다. 날씨가 맑아야 하고 바람이 일정 속도 이하여야 가능합니다. 그 다음 비행을 위한 준비과정이 필요합니다. 넓은 운동장이나 잔디밭과 같은 적당한 이륙장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엔진 점검과 각종 장비를 체크합니다. 이제 카메라를 메고 하늘로 올라가면 5할은 되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엔진의 꺼짐이나 바람의 영향으로 비상착륙 할 장소를 항상 염두에 두고 촬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계절적으로는 봄에는 미세먼지와 불규칙한 바람으로 안되고, 여름에는 장마와 잦은 비로 안되고, 거기다 태풍도 있고요. 가을은 잦은 안개가 지장을 줍니다. 겨울은 추운 날씨와 싸워야 하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


4. ‘하늘에서 본 우리 땅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해오고 계신데, 그 ‘새로운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일단 우리나라를 빈틈없이 스캔 하듯 찍는 게 목표입니다. 그 속에서 다양하고 독특한 모습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지구적으로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작은 국토 면적을 가졌지만 자세히 보면 다양한 환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넓은 산악지형과 거기서 시작되는 강이 바다를 만나기 전 너른 들판을 만들고 마침내 바다와 만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더구나 사계절이 뚜렷해서 같은 장소도 계절마다 다르니 그 모습이 최소한 곱절이 되겠지요. 특히 삼면이 바다라서 헤아릴 수 없는 수천 개의 섬과 긴 해안선, 거기에 이웃한 갯벌(조간대)의 모습은 장관입니다. 그 입체적인 모습은 하늘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5. 이런 질문 많이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만, 촬영하신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신안, 태안을 비롯한 서해안 일대의 갯벌은 정말 다양한 광경을 보여줍니다. 특히, 신안 무안군에는 갯벌의 물길(갯골)이 흡사 나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갯벌이 있는데 그것을 발견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신이 그린 그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러 형태, 빛깔이 존재합니다. 반면에 태안군 서산시의 갯벌은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일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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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도초도 갯벌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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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갯벌

6. 아름다운 곳만 담는 게 아니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환경이 파괴된 곳 등도 기록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향이 경남 창녕군 남지 부근인데 낙동강을 지천에 둔 본인으로서는 4대강 공사 이전과 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을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녹조의 심각성은 경험하지 못한 현상입니다. 그래서 4대강의 공사 후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4대강 전 구간을 촬영했습니다. 보가 설치된 전 구간을 공중에서 살펴본 바로는 어느 한 곳 예외 없이 녹조가 심각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새만 금이나 채석장 등 대규모 토목사업의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7. 작가님께서 계속해오고 계신 ‘한국의 발견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2011년부터 2022년까지 하늘과 땅에서 대한민국을 기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의 인문지리와 자연지리(산, 강, 바다)를 아우르는 10여 년간의 사진기록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 결과물을 출판 물로 묶어내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작업에는 우리의 삶과 풍경을 새롭게 발견한다는 목적이 있습니다. 아직 대한민국을 하늘에서 자세하게 기록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대한민국을 기록하는 시도는 최초가 아닐까 합니다.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던 고산자 김정호와 같은 심정으로 우리 땅을 하늘에서 기록해서 다음 세대에게 남겨야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8. 끝으로 향후 계획이나 바람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까지 하면 ‘한국의 발견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목표한 바를 이루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무장지대 등 군사보안 관계로 촬영이 안 되는 곳과 더 나아가 북한의 전역도 언젠가는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이나 네덜란드, 인도 등 외국의 모습도 기록해보고 싶습니다. 특정 나라의 아름다운 모습도 좋지만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나 기후 문제 등 글로벌한 주제를 찾아서 기록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코로나로 그 시기가 예상이 안되지만 앞으로 10년은 그러한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