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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우편함] 한국문화에 대한 열정을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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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에 대한 열정을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로

김소혜(중국 홍콩대학교 객원교수)

안녕하세요? 홍콩에서 인사드립니다. 저는 홍콩대학교 현대 언어문화 단과대학(School of Modern Languages and Cultures)의 한국학 프로그램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 객원교수로 문화와 영화를 가르치고 있는 김소혜입니다. 홍콩대학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명문 대학으로, 홍콩섬에 위치한 유일한 대학이기도 합니다. 영국 식민지 당시 대영제국이 동아시아에 최초로 설립한 대학인 만큼, 영국과 중국의 시스템뿐만 아니라 지역적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는 학교입니다.

홍콩대학교의 한국학 프로그램은 다양한 주제의 학제 간 연구를 통해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섯 분의 언어 전담 교수님과 두 분의 한국학 전담 교수님이 한국학 강좌를 강의하고 계십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홍콩대학교의 한국학 전공 학생들은 언어뿐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열정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두 달 전 홍콩에 와서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홍콩대학교의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는데요. 이번 학기에는 한국학 입문 과목과 한국영화 과목을 개설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홍콩은 9월에 새로운 학년도가 시작됩니다. 이번 학기 개강일에는 십여 년 만에 최대 규모의 태풍이 홍콩을 덮쳐서 모든 과목이 휴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 다음 주에는 홍콩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비가 내려 다시 휴강하는 일이 있었지요. 다행히 학기 초 여러 기상 이변에도 학생들은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학생들을 만나면서 가장 크게 놀란 점은 한국문화에 대한 열정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한국학 입문 수업은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1학년 중 한국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듣는 수업인데, 수강 인원 제한에 걸려 등록을 못한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 등록을 요청하면서, 그들이 한국문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과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홍콩에서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한국학을 가르치는 것은 저에게도 매우 색다른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 한국영화 수업에서는 1960년대 한국과 홍콩의 합작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홍콩이 아니었다면 한국영화와 홍콩영화의 접점을 학생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쉽게 가지지 못했을 거예요. 게다가 수업이 이뤄진 빌딩이 1960~1970년대 홍콩영화의 대부인 쇼브라더스의 런런쇼가 기부해 세워진 런런쇼 타워였다는 점은 또 다른 재미있는 우연이었습니다.

홍콩대학교에서 학생들은 한국학 수업을 들으며 한국문화에 대한 열정을 한국사회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홍콩대학교 한국학 프로그램의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 학생들의 이러한 여정에 함께하며, 그들이 한류를 넘어 한국학에 대한 학문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홍콩대학교 교정


쇼브라더스의 런런쇼 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