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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국 V&A 박물관에서 인턴십 프로그램 수행하고 있는 이솔입니다. 5개월차 활동 내용을 보고 드립니다.
1.업무 이 달에는 전시와 출판물을 위해 이미지를 소싱하고 저작권자에게 연락하는 일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수많은 디지털 에셋을 활용하는 전시이니만큼 콘텐츠와 디자인, 기술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았습니다. 역사적 자료인지 동시대 자료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성격의 저작권자와 컨택하고 사용 허락을 요청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전시를 기획함에 있어 이미지의 역할과 위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배웠습니다. 또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의 종류와 특성, 사용법 등 실용적인 노하우를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미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전시 내러티브를 전시장에 어떻게 물리적으로 풀어낼지 논의한 Interpretation 부서와의 미팅이었습니다. Interpretation Editor, Interpretation Producer 등이 참여한 이 미팅에서는 큐레이터들이 원하는 내러티브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동선과 오브젝트 배치를 고민했습니다. 디자인, 기술, 보안, 안전, 관람객 경험 등의 제약 안에서 가능한 디자인과 기대 효과를 고민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전시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산자의 입장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연습할 수 있었고, 전시라는 매체의 내러티브가 단선적인 책의 내러티브와 어떻게 다른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레이블 작성에 이를 참고해 반영할 계획입니다.
2.V&A Wedgwood Collection, V&A Dundee 방문 바쁜 와중에도 영국 곳곳에 위치한 V&A의 부속 기관들을 부지런히 방문했습니다. Stoke-On-Trent에 위치한 Wedgwood Collection은 2014년부터 V&A가 관리하고 있으며 16만 점이 넘는 웨지우드 관련 소장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18세기부터 도자 산업으로 명성을 떨친 Stoke-On-Trent에서는 영국 도자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웨지우드 콜렉션뿐만 아니라 The Potteries Museum & Art Gallery, Middleport Pottery 등 도예 관련 전시장이 많아 18세기 이후 세라믹 디자인 및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할 가치가 큽니다. V&A Dundee는 2018년에 개관한 스코틀랜드 디자인 뮤지엄입니다. 쿠마 겐고가 스코틀랜드의 절벽을 본따 디자인한 건물이 웅장한 이곳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인상깊었습니다. 지역 박물관이자 기존 컬렉션 없이 새로 개관한 디자인 뮤지엄으로서 어떤 것들을 전시하고 있을지 궁금했는데, 지역의 기술, 사물, 사람들의 교류를 다각도로 조명한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새로 개관하는 박물관으로서 우리는 식민 지배 역사를 누락하거나 불완전하게 전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전시장의 탈식민화를 올해의 테마로 잡은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러한 전시 방향성은 인도 지배 역사의 사물들을 설명하는 레이블 등에 반영되었습니다.
V&A Dundee 외관과 Scottish Design Galleries 모습
3.생활 영국은 규제 정도가 다시 내려가 이제 공연장 등에 갈 때 백신 증명이나 검사를 해야하는 조치가 철회되었고, 박물관에도 원하는만큼 출근 업무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예방 혹은 편의 차원에서 재택 근무를 지속하는 직원들이 많고 저도 온라인 회의 등이 잦아 재택 근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벌써 인턴 생활이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마지막까지 건강하고 유익한 시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