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null > 상세화면

[박물관] 영국 영국박물관 송민주 4개월차

  • 등록일 2024.09.10
 상세 활동에 관한 표입니다. 작성자, 인턴십 분류, 기관명, 프로그램기간, 보고서 해당기간,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성자 송민주
인턴십 분류 박물관
기관명 영국, 영국 박물관
프로그램 기간 2024년 4월~ 2024년 10월 (총 6개월)
보고서 해당기간 4개월차
내용

안녕하세요. 영국박물관 인턴 송민주입니다.

벌써 여름이 다 지나가고, 영국의 날씨는 겉옷을 입어야 할 만큼 쌀쌀해졌습니다. 런던은 계절과 관계없이 온도 차가 크기 때문에 비상약을 충분히 챙겨오는 것이 좋습니다. 영국 약들은 한국만큼 효과가 좋지 않아 준비물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여름 막바지였던 8월에도 많은 일을 직접 경험하고 여러 분들과 소통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주요 업무

    8월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ITP(International Training Programme) 멤버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큐레이터 선생님께서는 항상 자신이 한국관의 전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해 주셨고, 발표에서는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설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관람객이 처음 보는 외관에서 출발해 작품의 이유, 용도, 그리고 디테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설명을 준비하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한글 금속활자와 이수경 작가님의 번역된 도자기 작품 두 가지를 설명했으며, 비록 긴장을 많이 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선생님의 도움 덕분에 미리 준비한 설명의 반 정도는 만족스럽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특히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에 작성된 레지스트레이션과 관련 문서를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Durham University 박물관 내 한국실 담당 큐레이터가 박사 논문을 위해 영국 내 박물관의 한국 유물 취득 실태를 조사하고 있었는데, 영국박물관의 관련 문서를 검토하는 업무를 도왔습니다. 덕분에 한국실이 설립되던 당시의 배경, 한국 유물이 영국박물관에 들어오게 된 과정과 지원 등에 대해 깊이 있게 조사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가 사용되기 이전에는 어떤 방식으로 레지스트레이션이 기록되었는지도 알 수 있었고, 당시 여러 기관과 주고받은 편지와 팩스를 읽으며 그 시대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한국 회화와 프린트 이미지를 정리한 파워포인트를 작성 중입니다. 2D 유물은 번호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워 이미지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 작업을 통해 강이오 초상과 김홍도풍 화첩 실물, 박수근의 프린트 등 실제 작품들을 직접 확인하며 박물관의 컬렉션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강이오 초상의 모습

  • 기타 업무

    일본실에서 진행된 이벤트를 도왔습니다. 하루에 총 세 번의 이벤트가 있었고, 저는 레지스트레이션 데스크와 관람객 길 안내를 맡았습니다. 특히 같이 오피스를 공유하는 제일 친한 동료가 오랜 준비 끝에 이룬 결과라, 이벤트 내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WCEC에 위치한 Conservation Science Atrium에서 불상 보존 처리에 대한 강연을 들었습니다. 강연자는 전통적으로 불상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에 천으로 만든 장기 등이 내부에 추가되기도 하고, 불상을 옮길 때에는 예의를 갖추는 세레모니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문화재에 대한 신념과 전통이 보존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일본팀을 돕는 업무를 통해 호쿠사이의 'The Great Wave' 실물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작품 중 하나인데, 실물을 보게 되어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정교한 선이 아름답게 표현된 프린트였습니다.

    Conservation Science Atrium에서 불상 보존 처리에 대한 강연

  • 여행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를 방문했습니다. 영국의 모든 테이트를 방문해 보는 것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이번에 방문한 세인트 아이브스는 작품 사이에 비치된 창문이 마치 또 다른 작품처럼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구겐하임의 소용돌이 공간이 떠오르는 부분이 있었고, 전시된 작품은 대부분 세인트 아이브스 출신이거나 이곳에서 활동한 작가들이었습니다. 특히 콘월 풍경을 그린 작품과 어두운 조명 속에 전시된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빛에 의해 손상되지 않도록 창문에 빛을 차단하는 스티커가 붙어있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콘월은 영국인들이 여름에 가장 많이 방문하는 휴양지 중 한 곳입니다. 여름 휴가철에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방문해볼 만한 아름다운 지방입니다. 기차로 6시간 정도 걸리니 꼭 1박 2일로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품 사이에 비친된 창문

    베니스 비엔날레도 방문하였습니다. 3일 동안 모든 전시를 최대한 관람하려 했으나 월요일 휴관으로 일부를 보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날씨가 더웠지만 대부분의 전시실에 에어컨이 없어 관람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이집트관에서 진행된 뮤지컬 형식의 영상 작품이 특히 기억에 남았으며, 한국관에서는 구정아 작가의 '향'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되었습니다.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조각에서 향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며, 한국의 전시가 비록 간소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저에게는 나름대로 깊은 인상을 남긴 전시였습니다. 비엔날레 장소 곳곳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위치한 한국관에서 구정아 작가의 '향'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되 있는 모습이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위치한 한국관에서 구정아 작가의 '향'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되 있는 모습이다2

  • 기타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공연도 관람했습니다. 한 손으로 의자를 붙들고 나머지 손으로 트릴을 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현대 음악과 함께한 소프라노, 두 대의 하프와 독특한 타악기, 그리고 무대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진행된 스트라빈스키 연주까지, 모든 순간이 흥미롭고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BBC Proms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클래식 음악 축제 중 하나로, 매년 여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시리즈 콘서트입니다.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현대 음악, 영화 음악, 그리고 세계 각국의 민속 음악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또한, 젊은 연주자와 지휘자들을 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덕분에 임윤찬과 조성진 등 한국에서 표를 구하기 힘든 유명 연주자들의 공연을 비교적 쉽고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습니다. Royal Albert Hall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 부분은 덤입니다.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관람하러 간 모습

    언제나 아낌없는 지원과 조언을 해주시는 김상아 큐레이터 선생님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4개월차 보고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