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proof of address/bank statement
박물관에서 공식적으로 인턴십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Vetting 절차를 제일 먼저 거치게 됩니다. 신원 확인 절차라고 보시면 되는데, 런던에 미리 거주 중이 아니었다면 바로 준비하기 어려운 부분이 proof of address 입니다. 주로 영국 기존 레지던트라면 은행이나 통신사에서 월마다 지불하는 플랜에 가입할 때 ‘공식적으로’ 발급받게 되는 고지서로 현 거주 주소를 증명할 수 있지만, 영국에 처음 도착하게 되시는 인턴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이런 경우에는 1. 휴대폰 심카드를 미리 영국에 주문해놓고 우편으로 수령할 때 기재한 수신 주소로 증명한다거나 2. 온라인 뱅크(Monzo, Revolut 등)에서 실물 체크카드를 미리 신청하여 도착과 동시에 해당 고지서에 기재된 수신 주소를 통해 증명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된 은행이 아니더라도 요즘에는 은행에 따라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본인이 스스로 거주지 주소를 변경할 수 있어, 저는 온라인에서 주소 변경 후 근처 은행에서 주소 증명 서류를 발급받아 HR 팀에 제출하였습니다.
- 2. 박물관 부서 내 주요 업무
제가 머무르게 될 기간 동안에는 한국관이 재개관을 앞두고 레노베이션을 진행중이라 해당 준비 및 이전 인턴분께서 진행하시던 카탈로깅을 계속하게 되며 오브젝트 자료 리서치 또한 맡게 되었습니다. 아시아 부서에서도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등 나뉘어 있어 생각보다 큰 부서의 크기에 놀랐고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여러 부서와의 협업 및 이를 위한 미팅이 생각보다 자주 있는 점에 다시 놀랐습니다. 연구양이 적지 않은데 주어진 시간 내에 미팅 참여 이외에도 새로 온 인턴이라며 꼼꼼하게 챙겨 주시는 큐레이터 선생님들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 3. 팁
- V&A의 웹사이트에 컬렉션을 직접 검색하여 찾아볼 수 있도록 모든 자료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부서에서 오브젝트를 등록하고 나서 바로 입력이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최신 업데이트 되는 자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데 가격도 일반 방문객들을 위한 식당보다는 저렴한 편이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좋습니다. 사무실에서도 가까운 편이라 직원분들도 크게 식사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는 편이고 모두 일에 최대한 집중하시며 효율적으로 일하시는 모습이 제게는 인상 깊었습니다.
- 뮤지엄 내의 수장고 위치를 잘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오브젝트 무빙 시 트롤리를 가지고 이동한다거나 들 것이 있다면 주의를 항상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특히 박물관이 열려 있는 시간 동안은 방문객들의 통행량이 많아 정신이 없는 경우가 있어 가는 길을 잘 숙지하고 있다면 도움이 됩니다! 규모가 큰지라, 한 번 이동하면 소요되는 시간도 기본 40분 정도는 잡고 이동했고, 이를 고려하여 출근 전에 미리 수장고로 이동했던 적도 있습니다.
- 4. 그 외 소감
박물관 규모가 크다 보니 3주차 접어들고 나서야 내부 통행로들이 더 익숙해졌던 것 같습니다. 현재 V&A에서는 진행중인 Taylor Swift Songbook Trail 전시로 내부에서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스위프트의 런던 투어 일정에 맞춰 전시를 기획한 박물관의 빠른 준비에 대단함이 느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 뮤지엄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비 전시회를 비롯해 영국의 박물관들이 대중의 니즈에 맞게 빠르게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도 남은 기간 동안 배울 것이 많겠다는 전체적인 인상입니다.
공공 박물관에 속하는 뮤지엄의 성격상 유물 관리에 철저하기에 오브젝트가 임시로 치워졌을 때에도 담당 큐레이터 이름 및 오브젝트 넘버와 날짜 등 데이터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편인데 앞서 언급한 모든 시스템에 투명하게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관의 성격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뮤지엄 내의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뮤지엄 클로징과 함께 보통 다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아직은 시간을 내서 전시를 본 적이 없어 아쉽지만 V&A라는 기관의 특장점은 아무래도 패션이나 사진 등 보통 대중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가 많아 부담 없이 전시를 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바깥에서 햇볕을 쬐며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이나 가족 단위로 찾는 관람객들을 보면 한국관을 많이 찾아주고 전시품을 통해 현대적인 한국의 모습 또한 많이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게 듭니다. 이렇게 전세적으로도 유명한 박물관에서 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주신 KF와 박물관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