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오승희 5-6개월차
월간보고서
성명: 오승희
기관명: The Freer Gallery of Art and Arthur M. Sackler Gallery
직위 및 부서: Fellow, Curatorial Department
5-6개월차 활동보고서입니다.
- 업무
12월 말에는 제가 참여하고 있는 고려불화 카탈로그의 베타버전을 마무리 지어서 문화재청에 보고해야 하는 관계로 매우 분주했습니다. 보통은 크리스마스를 낀 연말 2주 정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가를 내는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원은 연말까지 휴가 없이 빠듯하게 작업해서 카탈로그 1차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1월부터는 2016-17년 프로젝트 계획을 세우고 카탈로그 제작에 앞으로 참여할 미국 내 다른 박물관들과의 공동작업도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선 규모가 크고 고려불화를 다수 소장한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보스턴미술관과 협력하고 소규모 박물관으로 차차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고려불화 카탈로그는 온라인으로 출판되기 때문에 큐레이터, 펠로우 뿐만 아니라 IT 전문가, 웹디자이너, 전문에디터들도 모두 참여하는 작업입니다. 프로젝트 전체 회의는 매달 1, 2회씩 열리고 앞으로는 필요에 따라 다른 박물관 담당자들과 화상회의도 종종 열릴 계획입니다. 카탈로그에 수록되는 이미지, 원고에 대한 일뿐만 아니라 디자인, 웹개발 등에 대한 기초적인 배경지식이 있어야 회의할 때 훨씬 수월한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주로 사용하는 웹브라우저 및 언어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차이에서 오는 문제를 극복하는 게 어려운 점으로 꼽힙니다.
- 연구
2월 17일에는 제 논문을 발표하는 Research-in-progress talk이 있었습니다. 고려불화 카탈로그에 수록할 논문 초고를 토대로 발표를 했고 큐레이터들의 유익한 코멘트를 들을 수 있어서 보람된 자리였습니다. 다음 날 18일에는 포스트닥터 펠로우 후보의 talk가 있어서 큐레이터 및 펠로우들이 한 차례 더 모였습니다. 근래 박물관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3D 스캐닝 기술을 활용한 중앙아시아 유물 전시 제안에 대한 발표였습니다.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3D 스캐닝 관련 프로젝트 및 전시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늘 지니고 업무와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팁
그간 근무하면서 겪은 문제점들을 통해 향후 파견자들을 위한 몇 가지 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인턴, 펠로우 문제
KF 파견은 “인턴쉽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집니다. 계약서에도 “인턴”이라고 명명되어 있습니다만 문제는 적어도 이곳 프리어새클러 갤러리에선 “펠로우”로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가끔 명칭 때문에 충돌이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우선 이곳에서 인턴은 대학생이나 대학원 재학생들이 무급,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큐레이터나 직원을 보조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펠로우와 지위나 업무 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행정 서류상 등록도 완전히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박물관 내에서 보고서나 연구계획서를 제출할 때 KF Internship, Intern 으로 쓸 경우 잘못됐다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생깁니다. KF 프로그램 이름이 인턴쉽이긴 하지만 박물관 내에서 제출하는 보고서의 경우 Fellow, Fellowship으로 명칭을 바꾸어 제출하는 게 안전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공식적으로 제출해야 할 CV 같은 서류에서 생겼습니다. 지위는 펠로우인데 프로그램이 인턴쉽이기 때문에 서류를 받는 미국기관에선 굉장히 당황스러워할 때가 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슈퍼바이저와 여러 차례 얘기한 바 있고 슈퍼바이저도 재단측에 작년부터 건의를 해왔다고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서류를 작성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2) 비자 문제
비자는 한국 출국 전후에만 신경 쓰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결국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재단에서 비자업무는 파견자 개인에게 맡기기 때문에 향후 파견자분들을 위해서 주의사항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J1 비자는 한 종류가 아니라 long-term scholar, short-term scholar, job trainee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아마 교환학생용 J1 비자까지 고려하면 종류는 더 많을 거라 예상됩니다.) 이 중에서 short-term scholar 비자의 경우 미국 내에서 연장이 불가합니다. 따라서 파견 전에 슈퍼바이저와 근무 연장 가능성을 미리 논의하고 스미소니언과 비자 신청 절차를 거칠 때 long-term scholar로 DS-2019를 발급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 경우에 슈퍼바이저는 연장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었지만 비자 관련 행정적인 세부사항을 알지 못했고 비자 담당자는 근무 연장이 없을 줄 알고 short-term scholar로 DS-2019를 발급하는 바람에 결국 6개월차에 복잡한 문제를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비자 문제는 까다롭고 복잡하지만 파견자 개인이 전적으로 해결하도록 재단에서 공지하였기 때문에 혹시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 이메일 주시면 최대한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