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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업
강의 2주차, 최종 시간표가 확정된 후로 3학년 듣기(3학점)과 말하기&쓰기(4학점) 강의 그리고 3학년 말하기 동아리(주1회, 3시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재는 국제교류재단에서 발간한 통합 교재 ‘종합한국어 5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 듣기(3학점)
듣기의 경우, 3학년 학생이 모두 참여합니다. 교재 내용상 주어진 3시간이 조금 남는 경우가 있어 수업이 끝나기 전에 그날 배운 지문을 바탕으로 10문제 가량 받아쓰기를 하고 주제와 때에 따라서 연관된 토픽 문제와 어휘를 배웁니다. 학생들 모두 한국어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지만, 가끔 교재 외 어휘나 표현을 가르쳐주면 잘못 적거나(모욕->모육, 증가-중가) 정확히 필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채점이 조금 번거롭더라도 받아쓰기를 통해 그날 배운 내용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2) 말하기&쓰기(4학점)
말하기&쓰기 수업의 경우, 한국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베트남 선생님과 격주로(오전 1반/오후 2반) 수업을 나누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30여명 가량 되는 학생들과 말하기 수업을 진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3학년을 절반으로 나누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15명 가량도 적은 수가 아닙니다. 차기 파견 강사님도 대형 강의에서 효과적인 말하기 수업 진행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에어컨 없음, 마커 대신 분필 사용, 분필 지우개 대신 물걸레 사용, 프로젝터 사용의 번거로움 등). 제 경우에는 베트남 학생들이 워낙 수업에 대한 열의가 커서, 짝 활동 후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가끔 토론 과제가 나올 경우에는 네 개의 모둠으로 나누어서 전체가 토론과 발표에 참여하고 가장 잘한 모둠에게 조그마한 선물(책갈피 같은)을 주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이외에도 저렴하고 작은 한국 기념품은 베트남 생활에 도움이 되니 미리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민속 놀이 도구, 제기, 윷 등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전통 카드, 사탕 등).
매 과마다 수업이 끝나면 원고지 노트에 쓰기 과제를 주고 다음 주에 과제물을 걷어서 채점 후 배부하여 자신이 틀린 부분이나 헷갈리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매주 30명 가량의 학생들 과제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학생 수준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읽기(번역)와 듣기 중간고사 실시
10월 11일과 25일, 베트남 선생님이 진행 중인 읽기 수업과 제가 맡고 있는 듣기 전반기 중간고사를 실시했습니다. 대형 강의실에서 긴 책상 하나당 두 명씩 앉도록 하고 휴대폰과 가방은 한데 모아 부정행위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4) 전반기 중간고사 듣기 출제 및 말하기 시험 평가
저는 전반기 시험 중 듣기 출제를 맡았습니다. 10월 25일 실시된 전반기 듣기 시험 시간은 약 30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총 20문제로 A/B 유형으로 두 가지로 출제했으며 토픽 듣기 20-50번 유형을 참고로 했습니다. 각 문제당 0.5점으로 10점 만점입니다. 말하기의 경우, 팀 티칭을 하는 선생님이 전반부 수업에서 배운 주제로 문제를 출제하였습니다. 학생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5분 동안 주어진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총 10점 만점으로 평가 기준은 내용 4점, 언어적 능력 4점, 준비/태도 2점입니다. 30여명의 학생들이 5분씩 시험을 봐야 하므로 팀 티칭을 진행하는 베트남 선생님과 제가 함께 시험을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갑작스러운 변동으로 인해 혼자 말하기 시험을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시험은 학교에서 정해준 날짜(11월 6일)에 진행되며, 오후 6시부터 실시할 예정입니다.
5) 말하기 동아리 활동(3시간)
3학년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 음식’, ‘한국 전통 문화’, ‘한복’ 등의 주제로 동아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요일 오전부터 3시간 가량 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3학년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주말에는 수업 후에 고향으로 가는 학생들이 있어서 참여 인원은 주마다 유동적인 편입니다. 전통 음식을 주제로 한 주에는 각자 음식의 기원과 의미, 그리고 만드는 방법에 대해 조사해 발표하고 토론했으며 저는 한국의 만두와 전통 과자를 가지고 가서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과 함께 시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 음식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대단하여 예상보다 더 호응이 좋았습니다. 한복을 배우는 시간에는 세계의 전통 의상, 베트남과 한국의 전통 의상 비교 그리고 한복의 명칭과 큰 절, 작은 절 하는 법, 한복 색에 따른 구분법(기혼/미혼, 평상복/행사복 등)에 대해 배우고 실제로 한복을 입고 큰절을 배우고 촬영 후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에서 베트남에 파견을 오기 전에 한복을 종류별로 세 벌 준비해 왔는데,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직접 고름을 매고 실습을 하면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 비치된 한복은 너무 오래되고 보관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 추후 파견되는 강사님께서는 미리 이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관련 행사에서 강사들이 한복을 입거나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등 필요한 일이 종종 생길 것 같습니다.
6) 토픽 특강반
2018년도 토픽 시험 일정이 공고된 후, 3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토픽 특강에 참여할 인원을 파악하였습니다. 특강이 진행되는 시간은 너무 이르거나 늦지 않아야 하며 전공 수업 시간과 겹치지 않아야 해서, 이 부분은 학과 사무실을 통해 교실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대를 알아본 후에 정확한 시간을 공지할 예정입니다.
7) 기타
수업에 관련한 핸드아웃(유인물)은 강사실에서 출력을 해도 되지만, 강사실을 사용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서 제 시간에 출력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동네 곳곳마다 복사집(COPY)이 많고 저렴해서 자비로 출력을 해서 아이들에게 배부합니다. 한국처럼 복사 집마다 컴퓨터가 비치되어 있으며, 컬러 복사가 아닌 경우 양이 많아도 크게 부담이 되지는(장당 10원 가량) 않지만 10개월 동안 자료를 배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지출은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단체 채팅 방을 활용하여 오래 두고 봐야 할 자료는 복사를 해서 배부하고 가끔 보면서 살펴봐도 되는 자료는 PDF 파일로 만들어 단체 채팅 방에 올려서 각자 다운받아 사용하도록 합니다.
2. 행사
1) 제 8회 하노이 중북부 대학 연합 한글의 날 행사(2017/10/7) – 하노이 국립외대
10월 7일, 제 8회 한글날 연합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매년 하노이 중북부 대학을 돌아가면서 행사를 주최하는데 이번 해에는 하노이 외대 대강당에서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지난 달 ‘아시아나 말하기 대회’가 열렸던 곳이라서 찾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행사의 시작은 9시부터였지만 KF 단원들의 경우, 8시에 정해진 부스에 모여서 부스를 청소하고 재단에서 보내주신 포스터와 배너를 장식했습니다. 9시부터 대강당에서 각 대학의 대표 학생들이 모여서 ‘한국 문화와 역사, 상식’에 대한 퀴즈쇼를 진행했습니다. 비록 부스를 지켜야 해서 퀴즈쇼를 직접 참여하지 못했지만 제가 소속된 인문사회대학교 4학년 학생이 퀴즈쇼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퀴즈쇼가 끝난 후에는 각 대학별 부스에서 준비한 문화체험과 음식 대회가 이어졌습니다. 모든 부스를 돌아보지 못했지만, 김치볶음밥, 오뎅, 떡볶이, 김밥 등 다채로운 한국 음식들을 만들어 행사장을 찾은 손님들이 맛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오후에는 각 대학과 기관별로 부스를 꾸미고 주최측 임원들이 제일 캠프를 잘 꾸민 곳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KF 부스에도 주 베트남 대사님과 박경철 소장님 이하 주최측 임원들이 방문하셔서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셨습니다. KF 부스에서는 제기 만들어서 차기와 윷놀이, 그리고 아름다운 한글 이름 공모전을 준비했습니다. 재단에서 보내주신 책갈피와 볼펜, 부채, ‘먼 나라 이웃나라(베트남어 번역본)’을 준비하여, 제기차기와 윷놀이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기념품을 나누어 주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조그만 기념품이지만 워낙 인기가 많아서 아침부터 비가 오고 궂은 날씨였는데도 많은 학생들이 부스를 찾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베트남어에 서툰 단원들 대신해 베트남 외대 학생들이 도우미로 나서주어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2시 가량 준비해 둔 기념품이 조기 소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내년 한글날 행사에는 기념품을 조금 더 넉넉히 확보하여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도 2시 30분부터는 강당에서 열리는 한글날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대강당이 넓은데도 수많은 학생들이 1,2층을 가득 메우고 있어 한국에 대한 베트남 학생들의 열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각 대학과 세종학당, 한국문화원 등에서 지난 일년 동안 준비해 온 춤과 노래, 태권도, 치어 리딩 등을 뽐냈고, 하노이 국립 인사대에서는 그 동안 준비했던 부채춤과 K-POP을 접목시킨 공연으로 장려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장기자랑이 끝나고 시상식이 진행되었으며 폐회식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날 접수를 받았던 ‘아름다운 한글 이름’ 공모전 수상자는 심사를 거쳐 10월 말에 공지될 예정입니다.
2) 국립인문사회대학교 한국문화행사(2017/10/24-27) – 2주 연기
10월 24일부터 4일 동안, 인사대 주최로 한국 문화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었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한국 영화 상영과 한국 문화 체험 등의 다양한 기회를 통해 베트남 대학생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소개하고 참여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됩니다. 학생들은 미리 영화를 선정하고 번역하고 더빙 작업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수진들에게 일일이 초대장을 만들어 보내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행사 시작 당일, 동방학부 소속 일본인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부고로 행사는 2주 후로 연기되었습니다.
3. 회의 및 강사 모임
1) 추석맞이 강사 모임
베트남에도 추석이 있지만 한국과 달리, 유치원,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각 기관과 주민들이 모여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을 감상하고 축하하는 ‘어린이날’ 같은 분위기입니다. 한국의 어린이날처럼 귀여운 아이들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라 추석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없습니다. 인사대 교수진들은 한국에서 온 강사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따로 추석맞이 점심 모임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하노이의 중심지로 불리는 로얄 시티 지하에 위치한 ‘꽌안응온’이라는 식당에 모여 베트남 각 지방의 음식을 맛보며 따뜻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른 대학교의 경우, 교수진이 30-40명 가량이 되어 서로 얼굴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인사대의 경우 10명 내외의 교수진이 상주하면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대해주시기 때문에 차기 파견 강사진께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2) 여성의 날 모임
베트남에서는 매년 10월 20일 여성의 날이 되면 꽃을 선물하거나 기념 행사를 가집니다. 여성의 날에는 거리 곳곳에서 꽃을 파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이 준비한 꽃다발과 선물을 받고 간단히 다과를 즐긴 후 예정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4. 기타
10월 현재 기온은 평균 20-23도로 선선한 편입니다. 하지만 하늘이 흐리고 자주 비가 오는 것은 9월 초의 날씨와 비슷하고 아파트에 따로 난방이 설치되지 않아서 싸늘한 편입니다. 학생들은 10월 둘째 주 부터 얇은 패딩이나 점퍼를 입고 등교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온도 저하로 몸살감기에 걸리는 학생들도 있으며 인사대 학생 중 하나는 뎅기열에 걸려 입원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처럼 병원이 가깝지 않고 진료를 받으려면 통역이 있는 병원이나 한국인 의사선생님이 계시는 병원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더욱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겠습니다. 겨울 날씨에 대비해 반드시 전기 담요 등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해외 어디든 그렇겠지만 베트남에서 도 버스를 탈 때 소매치기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이 버스에서 가방 소매치기를 당해 휴대폰을 분실했습니다. 아무래도 비좁고 사람이 많다 보니 조금만 주의가 흐트러져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항상 기억해야겠습니다.
5.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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