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Sap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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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진영에 대한 초국가적 여론전을 동반하고 있다. 현대의 이러한
여론전은 마치 냉전기 이념경쟁에 의해 전개된 국가 프로파간다와
같이 인터넷 공간을 통해 경쟁국 대중의 여론에 영향을 주려는 초국
가적 디지털 프로파간다(digital propaganda)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국가 중심 프로파간다 활동이 흑색선전과 같이 거짓정보를
유포하는 형태를 띨 경우 대개 상대 국가 인터넷 공간에 허위조작정
보(disinformation)를 유포시키는 방식의 사이버 공격이 수행된다.
최근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의 선거철 소셜미디어 플랫폼(social
media platform)을 통해 허위조작정보, 즉 가짜뉴스(fake news)가 대
규모로 확산되며 선거결과에 영향을 준 일련의 사례들은 서구권이
이러한 사이버 공격을 단순히 여론 교란이 아닌 민주주의 제도에 대
한 공격으로 간주하게 만들었다. 2016년 미국 대선을 시작으로 하
여 2017년 독일 총선, 프랑스 대선, 영국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스페인 카탈루냐 독립투표, 2018년 이탈리아 총선과 그 이후 거의
모든 선거는 가짜뉴스의 영향으로 큰 혼란을 경험했다. 러시아와 이
란 등 서방과 외교 갈등 관계에 있는 권위주의 국가들이 이들 국가
의 선거 결과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끔 서구권 여론을 호도하는 가
짜뉴스를 확산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후쿠야마(Francis Fukuyama)가 냉전 종식을 ‘자유주의
의 영구 승리’, ‘역사의 종언’으로 선언하기까지 냉전기 이념대결의
승자였던 민주주의 진영이 정작 현대 권위주의 국가의 디지털 프로
파간다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허위정보와 가짜뉴스
가 민주주의 제도에 의해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가 활발히 표출되
는 개방된 온라인 공론장(public sphere)을 통해 확산되기 때문이다.
제2장 공공외교의 역사적 이해 95
2022-05-11 오후 6:16:31
지구화시대의공공외교_개정2판_본문최종.indb 95 2022-05-11 오후 6: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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