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Sap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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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도 상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행사하
는 권력에 비해서 한국과 같은 중견국이 추구하는 권력은 주변 행위
자들과의 관계, 즉 네트워크 환경을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밖
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중견국은 세 가지 차원에
서 파악된 네트워크를 다루는 능력 또는 네트워크상에서 행동하는
전략을 터득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추구할 공공외교의 방
향도 가늠해볼 수 있다.
첫째, 중견국이 추구할 네트워크 권력의 핵심은 세를 모으는 힘
이다. 이는 가능한 만큼 많이 내 편을 모으는 능력이다. 나이는 소프
트 파워에 대한 논의에서 기본적으로 개별 국가 차원에서 발휘되는
머리의 힘이나 기예의 힘 또는 마음의 힘을 다룬다. 그런데 대부분
의 경우 중견국은 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강대국에 버금가는 머리와
기예와 마음의 힘을 갖추기 어렵다. 따라서 중견국의 경우에는 개
별 국가의 발상을 넘어서 자신의 주위에 비슷한 세력들을 모아서 집
합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하여
자신과 함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들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
록 그렇게 형성된 네트워크 행위자가 발휘하는 힘은 더 커진다.
이렇게 세를 모으는 방식에서는 폭력과 금력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 파워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21세기 세계정치에서는 소프
트 파워를 활용하여 세를 모으는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실 나이의 소프트 파워 개념도 비록 초보적이지만 이렇게 네트워
크의 세를 모으는 집합권력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 나이의 논의
에서 주목할 점은 세를 모으는 과정에서 하드 파워처럼 ‘밀어붙이는
완력’보다는 소프트 파워처럼 ‘끌어당기는 매력’의 중요성을 강조했
56 지구화 시대의 공공외교
2022-05-11 오후 6:16:19
지구화시대의공공외교_개정2판_본문최종.indb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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