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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3 코로나19와 미중 공공외교 경쟁

코로나19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이 벌인 상호비방전 형식의 공공외교는, 일종의 사
프 파워(sharp power)에 의존하는 ‘네거티브 공공외교’로 이해할 수 있다. 소셜미디
어에서 제기된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음모론 수준의 이야기들이 미중 양국의 지
도자들 입을 통해서 책임 전가성 발언과 조치들로 이어졌다. 사실 발원지에 대한
정보가 중요한 것은 확산 관련 정보의 파악을 위한 것이지 특정 국가의 책임을 묻
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중 간에 벌어진 발원지 논쟁은, 감염병이라는 신
흥안보 위협을 공동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오히려 특정 국가의 책임으
로 몰아가려는 속내를 드러냈다.
코로나19 사태는 미중 양국의 국내체제와 정책 및 제도의 차이를 둘러싼 경
쟁도 부각시켰다. 미중 체제경쟁은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그 성격을 변화시켰다. 자국 정치경제 체제의 특수성과 우월성을 과시하는 경쟁에
서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응하는 적합력(fitness)과 복원력(resilience)의 경쟁으로 나
타났다. 감염병에 대한 방역과 봉쇄 모델뿐만 아니라 예방과 치료 및 회복의 전 과
정에 걸친 국가적 거버넌스의 역량이 위기해결 모델의 관건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
에서 리더십의 판단과 결단력, 정보의 공개와 투명성 등도 쟁점이 되었음은 물론이
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모두가 이러한 차이점을 상대국에 대한 체제우월성의 이데
올로기적 근거로 활용했다.
이러한 체제경쟁은 좀 더 넓은 의미의 미중 패권경쟁의 맥락에서 본 규범과
가치의 경쟁으로 연결되었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배제의 논리’로 중국을 고립시
키는 프레임을 짜려 하고, 중국은 새로운 국제규범을 통해 동조 세력을 규합해 미
국 일방주의의 덫에서 벗어나려 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그러한 경쟁의 양상은
지속되는 가운데, 기술보다 가치를 강조하고 안보보다 규범을 강조하고 있다. 실
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동맹 전선을 고도화하여 국제
적 역할과 리더의 지위를 회복하고 다자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
고 국가 기반시설 수호를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을 표명하며, ‘하이테크 권위주의’
에 대한 대응의 차원에서 ‘사이버 민주주의 동맹’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공
세에 대응하여 중국도 보편성과 신뢰성, 인권규범의 문턱을 넘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제1장 공공외교의 이론적 이해 43

2022-05-11 오후 6:16:17
지구화시대의공공외교_개정2판_본문최종.indb 43
지구화시대의공공외교_개정2판_본문최종.indb 43 2022-05-11 오후 6: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