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Sap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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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아무리 만루 홈런을 칠 역량이 있는 타자라도 풀 스윙만을

                         휘두르다가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느니 그라운드의 상황에 따라

                         서 단타를 칠 수도 있고 2루타 혹은 3루타를 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번트를 대는 유연성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공공외교의 핵심은 아무래도 ‘지혜’이

                         다. 이러한 지혜의 힘은 정치와 외교의 핵심이기도 하다. 상황에 맞

                         추어 대처하는 지혜, 말하자면 ‘상황지성’이 필요하다. 특히 오늘날
                         에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이 지혜를 모으는 과정에 참여하는 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집합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가능한 시대인 것이다. 정치와 외교 차원에서도 국민

                         사이에 공동의 가치와 이념을 형성하고 상호 이해의 기반을 넓혀가
                         는 과정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자국의 매력을 대외적으

                         로 널리 알리는 활동을 단순한 민간교류의 차원이 아닌 네트워크 공
                         공외교로 이해하려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매력에 대한 논의를 통해 베일에 싸인 소프트
                         파워의 생성 공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생성 비법을 알아냈다

                         고 해도 쉽게 베낄 수 없다는 것이 또한 소프트 파워라는 힘이 갖는

                         아이러니이다. 사실 약자의 입장에서는 하드 파워를 베끼는 것보다
                         소프트 파워를 베끼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강대국에 버금가는 소프트 파워나 매력자원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
                         을지도 모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공외교를 추구하는 중견국의

                         입장에서는 소프트 파워 또는 매력의 개념만을 잣대로 삼아 마냥
                         고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 특히 강대국 미국의 세계

                         전략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소프트 파워의 개념을 중견국 공






                                                              제1장  공공외교의 이론적 이해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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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화시대의공공외교_개정2판_본문최종.indb   47                                                   2022-05-11   오후 6: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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