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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들의 외교정책의 입장 차이를 명백하게 구별하고 있음을 여론 분
석을 통해 증명했다. 이들은 선거에 있어서 국내 사안이 외교 사안
보다 우선한다는 ‘투표는 국경에서 끝난다(voting ends at the water’s
edge)’는 가설을 뒤집고 대선 후보자들이 결코 ‘맹인 청중 앞에
서 왈츠를 추는 것이 아님을(candidates do not waltz before a blind
audience)’ 증명해보였다(Aldrich et al. 1989). 이러한 연구결과를 통
해 국내외 대중 모두가 국가 프로파간다 메시지를 맹목적으로 믿었
을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
특히 일반 대중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정부가 주장하는 바를
사실로서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프로
파간다 활동과 공공외교 모두 국내 청중을 대상으로 하든 세계청중
을 대상으로 하든 상당히 전략적인 설득논리를 필요로 한다. 특히
국내 이슈보다 정보 접근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국제정치 이슈에 대
한 대중의 분별력은 미디어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기 쉽다. 인터넷
이 없었던 냉전기에 국제정치 및 타국과 관련된 정보는 사실상 국
가와 미디어가 독점하다시피 했다. 선진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도 당시 미국해외정보국(USIA)은 다양하고 은밀한 방법을 통해 국
내외 미디어를 통제했고, 특히 해외 저널리스트들과 같은 타국의 오
피니언 리더층의 정치적 시각에 영향을 끼치려는 활동을 전개했다
(Nelson & Izadi 2009, 336). 즉 탈냉전기 각국 정부의 공공외교에 대
한 관심의 배경에는 국내외 외교정책 여론에 대한 발견, 즉 각국 외
교정책이 국내외 여론의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9· 11 테러 이후에도 세계적으로 반미감정이 확산
되는 현상을 우려한 부시 행정부 시기부터 미국이 체계적인 세계 여
76 지구화 시대의 공공외교
2022-05-11 오후 6: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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